강인한 남성을 위한 코스 ‘카누스티’ <골프는 명예의 스포츠, 명예를 지켜라>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무릎 꿇다

스코틀랜드 프로 축구팀 ‘던디’에서 골키퍼를 했다는 알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얘기가 나오자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처럼 호탕하게 비웃었다.

키가 190cm가 넘는 알리는 1번 티잉 그라운드에서 젓가락을 돌리듯 가볍게 드라이버를 휘두르면 “올드 코스에서는 여자대회나 해야 적당 하겠죠 “라고 말했다. 카누스티와 세인트 앤드루스 클럽회원들은 매년 매치플레이 경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카누스티 사람들은 30분 거리에 있는 세인트 앤드루스 링크스를 아주 우습게 생각했다.

골프의 성지라는 명성을 얻은 이웃마을 놀이터에 대한 질투심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올드 코스를 매우 싫어한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잉글랜드 축구팀을 싫어하는 만큼 혹은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축구팀이 4강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를 대비해 보험에도 들었다.

잉글랜드 축구팀이 잘되면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큰 피래를 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890년 카우스티가 포함된 앵거스를 통치하던 달하우시 공작은 이 땅을  골프 코스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시민들에게 팔았다.   세인트 앤드루스보다 뛰어나다는 그들의 자부심과는 달리 세인트 앤드루스의 프로였던 앨런 로버트슨과 톰 모리스 그의 동생 모리스 등이 코스를 다시 디자인 했다.

까마귀의 둥지에서 유래했다는 카누스티는 남성적인 코스다 . 카누스티 코스는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리는 골프장 중 가장 어려운 코스로 꼽힌다.  카누스티의 시원하게 뻗은 페어웨이와 커다란 벙커, 선이 굵은 워터 헤저드는 오밀조밀한 올드 코스와 확실한 대비를 이룬다.

카누스티사람들이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를 ‘여성을 위한 코스’ 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카누스티 출신 회원들이 전 세계를 다니며 골프를 전파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의 프로골프협회 창시자들이 카누스티 출신이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카누스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1992년에 아마추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바람이 몹시 불었는데 참가자 283명중 80타를 깬 선수는 2명 뿐이었다.

80타를 깬 두명의 스코어는 모두 79였다.1996년 타이거 우즈는 카누스티에서 열린 스코티시 오픈에서 81-75타를 치고 컷탈락했다.

1999년 이곳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도 엄청난 스코어가 쏟아져 나왔다  1라운드 71타를 치고 선두에 나섰던 로드 팸플링은 2라운드에서  86타를 치고 짐을 챙겨야 했다.

필 미켈슨은 79-76으로 탈락했고,  비제이싱은 77-84를 적어냈다.  타이거우즈를 뛰어넘을 신동으로 꼽혔던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첫 홀을 트리플보기로 시작해 89타를 쳤다.

그는 스코어 카드에 사인한 후 엄마에게도 달려가 엉엉 울었다.   그해 프랑스의 장 방드벨드는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만 해도 우승이었지만 공을 물과 러프에 빠뜨리면서 트리플 보기를 했다.

방드 벨드가 바지를 걷고 개울 속으로 들어가 난감한 표저으로 공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골프계에서 회자될 것이다.

‘카누스티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곳엣서 라운드 하다가 망가져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을 의미한다 실패의 충격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카누스티의 어려움은 첫 번째 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는 것이다.  다른 코스들은 쉬어갈 곳이 있다. 올드 코스의 18번 홀이나 도노크의 12번홀등이다  그러나 카누스티는 한시라도 마음을 놓으면 곧바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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